사랑일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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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수고대하던 그녀와의 만남이 다시 찾아왔다.

7월 2일 금요일 PM 10:29

10:19에 도착해야 하는 100번 KTX 열차가 아무런 안내 방송없이 10분이 넘도록 서울역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심지어 그녀는 수십 통의 나의 전화도 받지 않는다. 혹시나 무슨 일 생긴걸까싶어 걱정이 많아졌지만 지연 15분이 넘어갈때쯤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너무 행복한 이 시간..

내가 서울로 상경하고 제일 행복한 시간은 아마도 그녀와 마주하는 순간일 것이다. 그 어떤 외로움과 힘듦도 다 씻겨내려간다.

꽉 잡은 두손,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집으로 향한다. 2주 정도 떨어져 있었던터라 집에 가는 내내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 바쁘다. 그렇게 금요일은 행복에 젖어 시간가는 줄 모르는 채로 저물어간다.


7월 3일 토요일 PM 02:30
역시 주말은 늦잠이지.. 정오가 넘어가서야 잠에서 깬다. 그녀의 모습은 언제봐도 너무나 사랑스럽다. 다시 대구로 내려가는 날은 2일이나 남았지만, 벌써부터 이별의 아쉬움을 상상한다.. 그러다문득 현재에 충실하기로 다짐한다.
우리는 이마트에 방문했다. 식기도구 하나 없는 나의 원룸을 사람사는 집 답게 만들기 위해 쇼핑이 필요하다. 그 전에 당근마켓으로 전자레인지를 구입했다. 싸다.. 역시 당근마켓은 좋다.
이마트가서 식기도구와 락앤락 통 등.. 이것저것 주워담는다. 엄청 큰 수박도 담았다.. 쇼핑은 24만원이 나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장맛비로 오랜만에 비를 맞으며 드라이브를 즐겼다.
집에와서 짐 정리를 하고 수박을 잘라 먹었다. 내가 생각했던만큼 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달았다. 마치 우리의 현 상황처럼 말이다.

7월 4일 일요일 PM 06:00

교보문고 데이트를 즐기려고 씻고 준비해서 외출했다. 난 며칠 전에 주문했던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책을 수령받았고, 그녀 역시 책을 한 권 샀다. 할리스 커피로 갔다. 그녀는 할리스에서 만드는 민트초코를 엄청 좋아한다. 민트초코를 받아든 그녀의 표정은 너무 해맑다. 사랑스럽다.
집으로 향하는 길에 떡볶이와 순대를 샀다. 그렇다. 우리의 저녁식사다. 식사를 마친 우리는 아까 구매한 커피와 케익 한조각을 꺼내 후식을 먹고 수박도 꺼내먹는다. 밤이 찾아왔다. 그녀는 월요일에 다시 대구로 내려가야한다. 안갔으면 좋겠다. 그녀와 평생 함께 있고 싶다. 그녀가 모르게 마음의 눈물을 흘린다. 아쉬운 밤이 지나간다..

7월 5일 월요일 AM 07:40

출근 준비를 마치고 자고 있는 그녀 모습을 조용히 쳐다본다. 눈을 떴다. 작은 원룸이다보니 출근 준비 소리를 감출 수 없기에 잠이 깼나보다.. 이별할 시간이다. 퇴근하고 집에오면 그녀는 집에가고 없다는 걸 안다. 휴가내고 그녀와 오늘도 함께 있고 싶다. .. 아쉬운 발걸음은 회사를 향한다. 마지막까지 배웅하던 그녀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지하철을 내린다. 회사다..

보고싶고 사랑한다.

다시 또 만날 수 있으니까.. 라고 나를 위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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